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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2일 월요일

명왕성이 행성에서 탈락한 사연

김종배의 시사통이 2015년을 맞아 개편을 했다.  아침에는 보통 시사와 뉴스를 다루고, 저녁에는 여러가지 주제로 전문가와 함께 대담하는 식이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 생긴 "우주통".  참  매력적인 내용이다.  나는 딱히 우주에 대해 관심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아들놈이 워낙 우주에 대해 좋아해서 덩달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들놈이 한때 "레이의 우주 대모험" 애니에 빠지면서 아들과 함께 그것을 보다 보니 여러가지 호기심과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다.

최근의 우주통에서는 "명왕성(Pluto)"에 대한 얘기가 주제였다.  예전에는 태양계의 행성을 외울 때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이라고 끝에 명왕성이 포함되었었다.  그런데 아들놈의 얘기가 이제 명왕성은 행성이 아니라는 것이다.  참 의아했는데, 그 자세한 내막을 우주통의 이명현 교수를 통해 알게 되었다.

명왕성은 1930년에 클라이드 톰보라는 미국인에 의해 발견되었다.  사실 이 명왕성은 미국의 자존심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그 이전의 행성들은 모두 다른 대륙의 과학자들이 발견했기 때문이다.  당시 강대국끼리 과학 기술 경쟁을 하던 상황을 생각해보면 미국인에 의해 새로운 행성의 발견을 꽤나 떠들썩하게 다루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명왕성은 다른 태양계의 행성과는 달리 이상한 점이 많았다고 한다.  내행성이라 불리는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은 암석으로 이루어졌고,  외행성이라 불리는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은 모두 가스로 이루어진 행성이다.  그런데 명왕성은 암석으로 이루어져 특이했다.

게다라 공전궤도가 다른 행성과는 달리 원이라기 보다는 타원에 가까웠고,  다른 행성들의 공전궤도가 거의 같은 평면에 있는 것과 달리 각도가 많이 틀어져 있었다.  심지어 명왕성의 궤도는 천왕성의 궤도를 침범하기도 해서,  실제로 한동안은 명왕성이 천왕성보다 더 가까이 보였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명왕성에 대한 의구심이 끊이지 않았고,  천문학자들 간에도 논쟁이 치열했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인이 발견한 명왕성에 대해 미국 천문학자들의 고집이 대단했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 관측기술이 발전하게 되면서 명왕성이 있는 카이퍼대에서 여러 천체가 발견되게 된다.  2005년에만 발견된 에리스, 마케마케, 하우메아 등의 새로운 천체가 발견되었는데,  이 중에서 에리스는 명왕성보다 크기가 더 컸다.  사실 크기로 따지면 명왕성이나 에리스나 달의 크기보다 훨씬 작다.

2006년 국제천문연맹 총회에서는 새로 발견된 이 천체들에 대해 행성의 지위를 부여할 것인가가 논쟁이 되었다.  앞으로 관측기술의 발견에 따라 이런 천체들이 계속 발견될 것이기 때문에 새롭게 발견되는 것을 모두 "행성"으로 간주해야 하는가라는 논쟁이다.

놀라운 점은 행성(Planet)에 대한 정의가 천문학에서 없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생명"의 정의도 생물학에서 정의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그냥 태양계를 도는 큰 천체를 행성이라고 관습적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논쟁은 자연스럽게 "행성"의 정의를 정하자는 것으로 진행되었고,  논쟁 끝에 다음과 같은 세개의 조건이 만족되어야 행성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정했다.

1. 항성(태양)의 주위를 돈다.
2. 충분한 질량을 가져서 정역학적 평형을 유지할 수 있는 구형의 형태를 가진다.
3. 궤도 주변의 다른 천체로부터 지배권(Dominant)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정의를 내리고 명왕성을 검토해보니, 1번과 2번은 만족하는데 3번에서 약간 문제가 있었다.  명왕성은은 달보다 훨씬 작은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5개의 위성을 가지고 있었는데,  문제는 이 위성들의 움직임에 의해 명왕성 궤도마저 왜곡되는 현상이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구와 달을 놓고 볼 때 만유인력의 중심점이 지구 내에 있다.  하지만 명왕성의 경우 위성과 명왕성 중간 어디메쯤 허공에 중심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치 아령처럼 서로 마주보고 공전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주변 위성에 지배적이지 않다는 결론이다.

이렇게 명왕성은 행성에서 탈락했다.  더불어 이렇게 애매한 천체들을 위해서 새로운 천체 분류를 만들었는데 그건 왜소행성(Dwarf Planet)이다.  행성의 조건과 비슷하지만 3번을 만족하지 못하는 위성이 아닌 천체를 왜소행성이라고 정의한 것이다.

따라서 명왕성, 에리스, 하오메아, 마케마케 등은 왜소행성으로 분류된다.

직접 들으면 더 재미있다.  일청을 권한다.

>>> 김종배 우주통 - 명왕성 퇴출 전말

우주통 말미에 이명현 박사가 재밌다고 추천한 "유로파 리포트(Europa Report)"를 주말에 시청했다.  유로파는 목성의 위성 중 하나로 얼음과 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생명체가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은 천체로 알려져 있다.

영화는 바로 이 유로파에 직접 우주인이 가서 탐사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런데 내용이 너무 사실적이더라.   아들과 함께 보았는데 아들이 너무 무서워 해서,  커서 우주 비행사가 되겠다는 장래희망은 아마도 무산될 것 같다.


스토리는 단순하지만,  사실적이고 긴박감이 있어서 재미있다.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