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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27일 목요일

아이에 투자하지 않는 나라에 미래는 없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한겨레>에서 흥미로운 칼럼을 봤고 그에 대한 뻔한 얘기를 풀어볼까 한다.

그 칼럼의 내용은 이렇다.  1990년대 비슷한 시기에 일본과 스웨덴은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불황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양 국가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정반대의 방향으로 하게 된다.

일본은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방식인 돈을 풀어서 부동산 경기 부양에 힘을 썼다.   그런데 일본은 아직도 예전의 영광은 커녕 경기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스웨덴의 경우 수요가 받춰져야 부동산 경기가 좋아질 거라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대책을 세운다.  스웨덴도 저출산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는데,  젊은 세대가 적다는 건 그만큼 주택의 수요가 앞으로도 계속 줄어든다는 의미가 된다.  그래서 스웨덴은 사람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도록 복지를 강화했다.

지독한 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출산, 보육, 교육 그리고 의료에까지 무상 복지 체계를 갖추었고,  젊은이들이 결혼하는데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공공 임대주택을 확대하였다.

어찌보면 기성세대가 많은 세금을 낸 것이라 단기적인 희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자식들은 잘 교육받고 훌륭한 인재로 자라서 쪼그라드는 스웨덴 사회를 다시 활기차게 만들었다.  경기는 살아나고 자연스레 주택 수요도 늘어나 부동산 경기는 되살아 났다.

스웨덴은 북유럽의 유명한 복지국가지만 이들이 복지국가로서 정책을 전환한 것이 1990년대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불과 20년만에 온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었으니 우리도 늦은게 아니지 않는가?

생각해보라.  스웨덴의 유명한 기업이라 해봐야 볼보, 사브, 스카니아, 에릭슨, 이케아 정도이다.  우리나라의 삼성, 현대, LG가 여기에 꿀리겠는가?  문제는 GDP가 얼마나 높으냐가 아니라,  세금을 공평하게 내고 그것을 복지에 잘 활용하자는 사회적 합의만 있으면 우리도 북유럽 국가처럼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놈의 복지 망국론 같은 마타도어는 더 이상 하지 말기 바란다.

결론적으로 아이에게 투자하는 나라에 밝은 미래가 있다.  당장 당신의 아들 딸을 바라봐라.  당신의 개인적인 노력으로 아들 딸을 잘 키워보겠다는 망상은 버려라.  복지를 추구하는 정치세력을 택해서 사회적 합의를 통해 국가 시스템으로 아이들을 잘 키우겠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당신의 아들 딸만 잘 키웠다고 그들이 행복해지는 건 아니다.

요즘 일본이 스웨덴을 주목하고 배우려고 설레발을 떨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오마이뉴스 기사 참조)

이런 의미에서 누리과정이냐 무상급식이냐를 놓고 택일을 하라는 여당이 참 한심하다.  야당에서 제안한 신혼부부 임대주택 우선 공급안에 대해 비난을 퍼붓는 일부 언론도 참으로 한심하다.  사회에서 새로 시작하는 젊은이들이 그들의 노력만으로 집을 살 수 있겠는가?  임대주택이라도 원할히 공급해야 결혼을 할 것이고,  결혼을 해야 아이도 낳을 것이고,  낳은 아이는 무상 보육, 무상 교육, 무상 급식으로 잘 키워야 할 것 아닌가?

더불어 육아 때문에 일을 잠시 그만둔 여성들도 다시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얼마전 조사에서 우리나라가 홍콩, 마카오에 이어 출산률이 꼴찌에서 3위라는 걸 보고도 아이에 대한 투자에 대해 시비를 건다는 건 대한민국을 말아먹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

4대강, 자원외교, 군수 비리 그리고 전작권을 넘겨줌으로서 미국으로부터 사야할 엄청난 무기 도입비,  불필요한 남북 긴장으로 인해 증강해야 하는 쓸데없는 군비들을 줄인다면 이런 정도의 복지 정책은 하고도 남는다.

우리나라는 쓸데없는 곳에 너무 많은 돈을 쓴다.  제발 정신 좀 차리자.  내가 낸 세금이 너무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