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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26일 수요일

철마는 유라시아 대륙을 달리고 싶다

요즘 출퇴근하면서 운동삼아 걸으면서 팟캐스트를 즐겨 듣는다.  신문이나 인터넷 뉴스로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던 행간의 이야기나 뉘앙스들이 출연자의 목소리를 통해 더 생생하게 전해져서 흥미롭고도 유익하다.  내가 즐겨듣는 팟캐스트들의 링크는 오른쪽에 따로 배치해 두었다.

오늘은 2014년 11월 24일에 방송된 장윤선의 팟짱: 김창수-김종대 "경술국치 때도 전작권 없었다!"를 듣고 이 글을 써본다.  김창수, 김종대의 오묘한 콤비가 돋보이는 방송이다.




팟캐스트 듣기 >>>  장윤선의 팟짱 - 김창수,김종대 "경술국치 때도 전작권 없었다!"

노무현 정권 시절에 남한과 북한의 철도를 연결하면 부산에서 출발한 기차가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까지 연결할 수 있다며 거대한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방송에서 김종대는 그렇게 남북 철도가 연결되면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기차타고 파리로 갈 수 있지 않냐며 설레이는 일이 아니냐고 강변한다.  물론 그렇다고 보름이나 기차를 타고 유럽 여행을 하는 건 왠만한 체력이 아니면 어려울 터이다.

하지만 화물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대한민국은 아시아 대륙에 붙어 있지만 북한의 존재로 인해서 섬과 같은 신세다.  일본과 다를바 없다.  일본은 대표적인 수출국인데 그들이 유럽으로 수출하는 물량은 배를 통해 인도양과 수에즈 운하를 거쳐 유럽으로 들어간다.  무려 40일이 넘는 여정이다.

그런데 남북철도가 연결되어 유라시아 대륙까지 열차 운행이 가능하다면,  일본에서 부산까지 배로 와 열차로 옮겨 이동하면 보름이면 유럽에 이를 수 있다.  이게 현실이 된다면 일본의 유럽으로 가는 거의 모든 물동량이 부산을 거쳐가게 될 것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노무현은 부산 신항만을 건설하여 항만 처리 능력을 대폭 늘렸고,  이에 연동하여 남북철도 연결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였다.  사실 남과 북이 끊어진 수십 Km만 연결하면 되는 일이라 비용도 시간도 별로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다.  다만 의지의 문제일 뿐이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면서 모두 도루묵이 되었다.


지방이 어렵다고 한다.  부산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한반도 통일이 되어야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만일 남북철도가 연결된다면 한반도에서 유럽으로 가는 기차의 출발점이 바로 부산이 될 것이다.  그리고 부산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게 될 것이다.

나의 지론은 투표는 이기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 시민의 입장에서 이기적으로 투표한다면 남과 북이 잘 지내면서 남북철도를 연결하자는 쪽을 밀어줘야 할까?  아니면 남북 대결을 조장하면서 스스로 고립을 초래하는 쪽을 밀어줘야 할까?  부산의 이익을 위해서 어떤 선택이 더 좋을지 1분만 생각하면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미련한 투표를 하지 말기 바란다.

부산에서 기차타고 유럽으로 여행가는 것이 허황된 꿈은 아니다.  김종대 편집장 말마따나 손기정은 어떻게 베를린으로 갔을까?  용산에서 기차타고 갔다.  나혜석이라는 일제시대의 신여성은 남편과 함께 용산에서 기차를 타고 유럽 여행을 갔다.  거기서 새로운 문물에 눈을 뜨고 그림을 공부하고 원대한 꿈을 키웠다.


일제시대에도 가능했던 대륙 철도 연결이 끊어진지 70년이 다 되어간다.  정말 답답하다.  철도가 다니면 평화가 다니는 것이다.   한국인 뿐 아니라 많은 외국인들이 기차를 타고 북한을 거쳐 다닌다면 북한의 개방과 변화는 자연스레 가속화될 것이다.

이모저모로 남한도 좋고, 북한도 좋고, 일본도 좋고, 러시아도 좋고,  중국도 좋은 이런 일은 도대체 언제 현실화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