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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20일 목요일

요즘 벌어지는 무상 복지 논란에 대해

어쩌다가 와이프와 무상복지와 관련한 얘기를 하게 되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논쟁은 세가지 무상복지에 대한 선택과 집중에 대한 얘기이다.  첫번째가 초중고 아이들에게 무상급식을 하는 것이고,  두번째가 유치원 아이들에게 유치원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세번째가 누리과정이라고 하는 어린이집 대상 아동에 대한 돈 지원이다.

울 아들은 유치원생이라 지금 유치원비 지원을 감사하게 받고 있다.  물론 나는 월급쟁이 치고는 세금 많이 낸다.  나는 세금 많이 내기 때문에 유치원비 지원받는거 당당하게 받는다.  세금 많이 내는데 이런거 지원 못 받으면 정부에 엄청 화날 것 같다.

중요한 건 이게 아니고...  요즘 정부가 돈 없다고 난리다.  거둬야할 곳에서 거둬들이지는 않아 세입이 부족한데 선심성으로 뒷감당 생각않고 공약 남발해대니 당연히 닥치는 문제이다.

집권당에서는 그들이 공약한 누리과정을 강조하고 있고,  대다수를 차지한 진보교육감은 무상급식을 강조하고 있다.  노회찬 말마따나 고의 접촉사고를 내지 않는한 서로 충돌할 수 없는 복지 항목들이다.  대상이 다 다르니 말이다.

그런데 현실론에서 돈이 없다고 한다면 무상급식, 유치원비 지원, 누리과정 중 어떤 것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까?  나는 그걸 얘기하고 싶다.

이런 부분은 사실 아이를 키우는데 더 시간을 쏟는 와이프의 의견이 더 중요하다.  와이프의 의견은 이렇다.

유치원비 지원이나 무상급식은 모든 아이들이 대상이 되기 때문에 아주 공평하고 투명하게 집행될 수 있다.  그러나 누리과정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일하는 엄마들은 어쩔 수 없이 3~4살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맡겨야 하지만,  불행히도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여성은 그리 많지 않다.  많은 엄마들이 집에서 아이를 돌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혹은 누리과정 지원이 있기 전에는 집에서 잘 돌봐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 돈을 지원한다고 하니, 이걸 못 받으면 병신이다라고 생각하고 모두 다 어린이집에 등록한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예전 같으면 30%정도의 아이들만 어린이집에 갔다면 요즘은 거의 90%의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간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어린이집에서 입학(?)하는 것도 줄서고 경쟁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어린이집 원장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일하는 엄마의 아이와 집에 있는 엄마의 아이 중 어느 아이를 선호하겠는가?

집에 있는 엄마의 경우 반 이상이 어린이집에 등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아이를 돌본다고 한다.  물론 3~4살 아이에게도 엄마가 직접 돌보는 것이 더 낫다.  다만 어디 나갈일이 있어 아이를 맡겨야 할 때 잠깐 잠깐 어린이집에 맡긴다고 한다.  어린이집 원장 입장에서는 정말 고마운 고객이 아닌가?

돈은 따박따박 정부에서 대주는데 아이는 가끔씩 어린이집에 보내니 그야말로 땅짚고 헤엄치기식이다.

이런 이유로 정작 누리과정 지원이 필요한 일하는 엄마의 아이들은 어린이집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다.  어린이집은 갑자기 수요가 늘고,  우리 아파트에도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다.  얼마나 잘 관리될지도 의문이고,  어린이집 교사들의 자질도 어느정도일지 의심이 된다.

이런 이유로 와이프는 누리과정 지원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공평하지 않고, 원래 취지가 왜곡되어 쓸데없는 돈을 쓰는 거란다.   나도 와이프의 의견에 동의한다.

정부에서 돈이 없다고 한다.  그러면 우선순위를 두고 정책을 선택해야 한다.  무상급식, 유치원비 지원, 누리과정 중에서 우선순위를 매겨야 한다면,  당연히 무상급식이 가장 먼저이고, 다음이 유치원비 지원이다.   누리과정은 예산을 더 확보하고 잘 운영되도록 관리체계를 만든 다음에 시행하는 것이 옳다.  한푼이라도 세금이 헛되이 쓰이는 걸 눈뜨고 볼 수는 없다.

무상급식의 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이유는 가장 적은 예산이 들지만 가장 많은 가정이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상이 많아야 사람들이 복지의 좋은 점을 알 것 아닌가?

어느 당 정책이라서가 아니라,  정책 시행의 효율성만 따져 보았을 때 이런 결론에 이른다.  그러니 제발 정쟁으로 이성을 잃지 말고,  냉철하게 따져 판단하기 바란다.